보도자료

[조선일보] 年 2회 '미스터리 투어' 떠나는 여행사 사장님

2018-09-19 오후 1:38:12

年 2회 '미스터리 투어' 떠나는 여행사 사장님


이상호 참좋은여행 대표


"올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우리 관광객이 처음으로 3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입니다. 아웃바운드(outbound) 업계에 다시 없는 호기(好期)죠. 근데 한쪽에선 폐업하는 업체가 상당수입니다. 고만고만한 저가 패키지여행으론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상호 참좋은여행 대표는“개인적으로 여행의 진짜 가치는 완벽한 휴식에 있다고 본다”며“그런 의미에서 삶과 휴식이 공존하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가 내 최고의 여행지”라고 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지난 3일 서울 서소문 본사에서 만난 이상호(59) 참좋은여행 대표는 '독창성'과 '차별화'란 단어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참좋은여행은 최근 중고가(中高價) 패키지 상품으로 아웃바운드 관광 시장에서 호실적을 이어가는 강소 기업. 2015년 352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565억원까지 올랐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억원에서 148억원으로 뛰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인 영업이익률이 17%에서 26%로 치솟았다. 참좋은여행은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650억원, 영업이익은 17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마진이 낮은 항공권 판매 대신 자체 개발한 중고가 패키지 상품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역적으로도 저가 상품 위주의 동남아 대신 유럽을 무대로 일반 패키지 상품보다 30~50% 비싼 상품을 내놓은 것이 주효했다.

이 대표는 "관광 안내서와 블로그에 나온 명소와 맛집 몇 군데 들러 허겁지겁 인증샷 찍고 이동하는 지금의 관광 패턴으로는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없다"며 '업그레이드한 패키지여행'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 나라나 지역을 좀 더 여유 있게 둘러볼 때 평소 보이지 않던 것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여행은 새로운 주제와 활동(activity)을 통해 잊지 못할 경험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유럽 미소국(微小國) 패키지'를 사례로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를 찾아간다는 테마로 리히텐슈타인·산마리노·모나코 등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참좋은여행이 개발해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이 대표는 '라르고' '패키지 속 자유' '더 플러스' 등 최근 세 가지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라르고'는 '아주 느리게'라는 뜻의 악상 기호에서 이름을 따온 상품이다. 한두 도시를 깊이 들여다보며 현지인의 여유를 느끼도록 했다. 숨 가쁜 여행에 부담을 느끼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타깃이다. '패키지 속 자유'는 하루 이틀 정도를 자유 관광에 할애한 것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상품으로 꼽히는 '더 플러스'는 일반 패키지 상품보다 최대 50% 정도 비싸지만 숙박과 식사 품질을 한 단계 높였다. 일반 패키지의 절반 이하인 10명 안팎의 소규모 단체로 진행한다. 이 대표는 "현재 전체의 15~20% 정도인 차별화 패키지 상품을 3년 안에 5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8년 설립한 참좋은여행은 대리점을 두지 않고 고객을 직접 유치하는 직판 여행사다. 경북 고령 출신으로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1983년 삼천리자전거에 입사해 관리본부장을 지내다 2008년 회사가 참좋은여행을 인수하면서 경영을 맡았다. 숭실대 경영학 박사인 그는 "자전거와 여행업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서로 결이 다르지만, 수많은 업체와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비결에 대해 그는 "제조업 경험을 바탕으로 예상 수요를 철저히 조사하고, 투자 효율을 꼼꼼히 따진 결과"라고 자평했다. 직원 급여는 상장 여행사 중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에는 1000% 성과급을 받은 직원도 나왔다.

이 대표는 매년 두 차례 이상 '미스터리 투어'를 떠난다.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일반 고객에 섞여 패키지 프로그램을 따라다니며 현장을 점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는다고 했다. 지금까지 둘러본 나라는 80여 개국. 그는 "삶과 휴식이 공존하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가 내 최고의 여행지"라고 했다.

[조선일보 채성진 기자 dudmi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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